■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29회에서는 열무 부부가 나왔습니다. 두 명의 지적 장애 아들을 둔 아내는 남편의 무관심과 외면 속에 30념 넘게 독박육아를 하면서 두 아들을 훌륭하게 키웠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내에게 30년 넘게 자신의 잘못을 외면하고 회피하고 우기는 남편 때문에 울분이 넘쳐흐르는 상황이었습니다.
1. 2023년 3월 6일 결혼 지옥 29회에서는 ‘열혈 엄마 VS 무덤덤 아빠, 열무 부부’가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아내는 결혼 생활 30년 동안 지적 장애 아들 둘을 어엿하게 키워낸 책임감이 강하고 열정적인 사람이었고 이와는 반대로 남편은 두 아들을 창피해하고 양육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내는 남편과의 첫 만남에 대해
“회사에서 만났는데 제가 21살, 남편이 33살에 만났다. 저를 배려해 주고 잘해줄 것 같아서 낯설지 않은 느낌과 자상한 모습에 동거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남편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고 나이차이가 있으니까. 짐을 가지고 집에 왔더라. ‘조금 있다가 가겠지’ 생각도 했는데 안 가더라”며 아내와 달리 무덤덤하게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아내는 “ 동거 도중에 엄마한테 끌려갔다. 친정은 반대가 심했다. 나이 차이가 12살이고 엄마와 10살 차이 밖에 안 된다. 같이 살다가 첫째 임신 후 혼인신고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만남부터 아내는 남편에게 적극적이었고 남편은 그렇지 못한 모습에 시작부터 결혼에 대한 부부의 마음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이어지는 영상에서 남편은 자전거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30년 11개월 근속 후 정년퇴임했다. 아내한테 내가 정년퇴직하면 6개월 동안 내 마음대로 하고 놀러도 다니고 할 거라고 항상 얘기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시각 아내는 집에서 주식과 부동산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신문 경제면 정독까지 하며 재테크 공부를 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아내는
“제가 젊었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고 , 처음에 단칸방에서 시작했다. 단칸방부터 여기까지 왔는데 남편이 61세가 되면 저는 49살이 되는 거다.
그래서 ‘내가 돈을 모아야 되겠다’ 미리 모아 놓고 여유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재테크 쪽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도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아내는 3시 15분 정도에 퇴근한 아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아들은 퇴근하자마자 가방에 있던 물건들을 자신의 방에 하나하나 다시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다음날 가방에 다 챙겨서 출근을 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아내는
“아이가 지적 장애가 있으니까, 가방을 ‘회사에 놔두고 오면 안 돼? 어디 놔둘 데 없어?’ 이렇게 물었지만 없다고 얘기하는 거다.
분명 있을 것 같은데. 괜히 싸우기 싫어서 아들의 루틴대로 하게 내버려 둔다”라고 아이가 지적장애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아내는 사전인터뷰에서
“장애가 있다는 걸 제가 그런 느낌이 들어서 남편 몰래 가서 검사를 한 결과 지적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남편에게 병원에 같이 가자 얘기도 못 했고, 검사를 한다는 얘기도 안 했고
검사 결과가 나온 후에도 한동안 말하지 못했다. 망설인 끝에 얘기했는데 남편은 받아들이기 어려워했고 방황했다”라고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토로했습니다.
이에 남편은 “초반에 좀 창피했던 거는 사실이다. 창피했고 기분도 많이 안 좋았고, 1년 정도는 방황하고”라고 말했습니다.
자식의 장애에 대해 창피하다고 먼저 말하는 남편을 보니, 참 철이 없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리 그래도 자기 자식인데 그 자식에 대한 애처로움과 걱정을 느껴야지 남들 시선을 먼저 의식했다고 말하는 남편을 보니 아내가 느꼈을 힘듦을 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남편은 아내의 아들 돌봄과 달리 집에 오자마자 소파에 누워 자며 아들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아내는 “남편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다. 남편은 자기 취미 생활, 대외 활동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남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중요시한다.
남들한테 아들이 장애 있다는 걸 잘 얘기 안 한다”라고 서운함을 표현했습니다.
또한 남편이 어린 시절 아들의 운동회에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며 크게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받아들이기 힘들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을 위해 좀 더 희생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일 텐데 이 남편은 끝까지 외면하고 회피하는 모습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가정을 지키려고 30년이나 노력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마음에 울분이 많은 아내는 미술 심리 치료실을 찾았습니다.
아내는 상담에서 두 아들 모두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며
“많이 힘들었다. 큰아이 떼는 쉽게 받아들여졌다. 둘째는 아니기를 크게 바랐는데 둘째도 그렇게 돼서 많이 힘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첫째 아이만도 너무나 힘들었을 텐데 둘째 아이까지 장애 판정을 받는다는 건 정말 눈앞이 캄캄해지는 정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모진 세월을 이겨낸 아내에게 정말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남편과 양육 분담에 대해
“제가 처음으로 남편에게 부탁한 건 큰 아들이 2차 성징이 오면서 목욕하기 힘들었다.
남편에게 부탁했지만 그것마저도 처음에는 거절했었고, 자기 자식인데도 건성으로 대충 한 것들이 정말 이해가 안 간다”라고 서운함을 토로했습니다.
심리 치료사가 남편에 대한 감정을 표현해 달라고 하자 아내는 빨간 색연필로 종이를 채운 뒤 얼굴을 감싸 쥐고 오열했습니다.
아내는
“울면서 사정하면서 애원한 적이 있는데도 안 받아줬다. 나는 끝까지 가정을 유지하려고 같이 하기 위해서 울며불며. 자기 친구들한테는 그렇게 잘하면서”라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이어 아내는
“ ‘애 많이 썼다 고맙다’ 그 말이 듣고 싶은 거지 기념일이라고 물질적인 걸 받고 싶은 게 아니다. 그냥 따뜻한 말. ‘당신이 애써서 여기까지 왔다. 당신이 있어서 우리 아이들이 잘 됐다’ 전 그런 말이 듣고 싶은 거다”며 오열했습니다.
아내는 “세상에 안 되는 게 어딨어. 노력해서 안 되는 게 어디 있냐고.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서 안 되는 게 어딨냐고, 노력을 안 한 거지.
진실되게 진짜 함께 잘 살고 싶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뭘 더 못 하냐”며 남편의 무관심에 눈물 흘렸습니다.
5. 오은영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어려움이 있다는 진단을 받으시고 나서 엄마가 느꼈을 고통 그리고 매 순간 아이들 어떻게 하면 자기 생활을 자립적으로 하게 할까 애타는 심정으로 종종걸음을 쳤을까. 수많은 편견과 어려움 속에서”라며 아내에게 위로를 전했습니다.
또 아내는
“큰 애는 일반 학교에 다녔는데 학교에서 특수한 아이를 가르쳐 본 적이 없어 힘들었다. 선생님이 케어가 불가능해 교실 앞에서 제가 지키고 있었다. 운동장에서 비 오는데 비 맞고 다니니까 못 나오게 하고 소풍도 따라가고 선생님 도시락까지 다 챙겼다.
그런데 그때 애 아빠가 안 도와줬다. 부산에서 인천까지 치료를 위해 갔었는데 부산역으로 데리러 와 달라고 했는데 회식 있다고 거절했다.
갔다 왔는데 어땠냐고 안 물어보고 외면했을 때, 애 아빠의 외면이 정말 힘들었다. 치료란 치료는 다 해봤는데 위로를 해 준 적도 없다”라고 남편의 외면에 대해 큰 서운함을 토해냈습니다.
아내는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서 부산에서 인천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것까지 마다하지 않는데, 그 힘든 여정에서 부산역으로 데려와 달라는 말조차 외면하는 남편에게 사실할 말을 잃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오은영 선생님은
“장애 자녀를 둔 부모가 다 심한 갈등을 겪는 건 아니다. 물론 그분들 나름의 어려움이 있지만 힘을 합쳐 격려하며 돈독해지는 가정도 많다. 그런데 지금 이 가정은 그런 면에서 굉장히 안타깝고 큰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안타까움과 변화가 너무나 시급함을 언급했습니다.
6. 이외에도 남편의 과오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퇴직 이후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려고 했지만 남편이 도와주지 않아 이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내가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는 동안 아이들에게 교육했던 것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공부를 못하겠기에 포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아내는 “그때 제 모든 게 무너졌다. 우울증이 심했었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라고 울분을 쏟아냈습니다.
이 정도 되면 왜 남편과 같이 살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지만 아픈 아들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혼도 쉬운 것은 아니기에, 그리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상황이 아니기에 아내가 참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 남편은 아이들의 행동에 지적을 하는 것을 말리는 아내에게 불만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자폐 아이들의 성향이나 행동에 대해 제대로 된 공부를 해본 적이 없어서 아이들의 루틴 행동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그것을 아는 아내가 남편의 루틴을 방해하는 행동을 지적하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오은영 선생님은 남편에게 제대로 된 직언을 하셨습니다.
자폐성 장애인은 상호 작용이 어려운 사람이고, 이들에게는 루틴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남편이 아들이 더운 여름에도 지퍼를 끝까지 올리는 것을 고쳐주려고 한다고 변명하자,
오은영 선생님은 자폐성 장애는 감각이 예민하기 때문에 대세에 지장이 없다면 루틴대로 하도록 두는 것이 좋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아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 않던 남편은 오은영 선생님이 지적을 해주자마자 알겠다고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아내는 씁쓸한 표정을 보였습니다.
8. 까도 까도 양파처럼 계속 나오는 남편의 만행은 이에 끝나지 않고 평생 아내에게 사무치는 일이 또 남아있었습니다.
아내가 남편의 행동에 평생의 상처로 남아 있는 사건은 남편이 만삭인 아내를 모른 척한 것이었습니다.
아내가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퇴근 시간에 맞춰 장터로 나오라고 한 남편이 여자 직원들이 옆에 있어 아내를 모른 척한 것입니다.
아내는
“제가 살이 쪘고 붓고 한 상태였는데 날 인정하지 않고 모른 척했다는 것 자체가 서운했고 큰 상처였다”라고 당시의 큰 충격과 설움을 토로했습니다.
남편은
“회사에서 동거 사실을 몰랐을 때라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피하게 됐다. 인정을 했어야 했는데 싸움이 날까 봐 인정하지 못하고 최근에서야 털어놨다”라고 변명했습니다.
이 남편은 그것도 인정하고 사과하기를 회피하고 20년 넘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잘못을 인정한 것입니다.
당시 아내를 모른 척한 것도 충격이지만 그것을 20년 넘게 회피하고 사과하지 않은 것이 더 충격이었습니다.
아무리 못나고 못나도 이런 못난이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남편은 “3년인가 5년 전에 사과했잖아”라고 상황을 회피하려 했지만
울분이 쌓인 아내는
“자기는 맨날 잘못했다 미안했다 하는데 뭘 사과했는데? 진짜 사과했으면 내가 여기까지 왔겠냐고”라고 응어리를 토해냈습니다.
9. 진심 어린 사과는 회피하던 남편은 케이크를 사면서 아내의 생일을 챙겼지만
아내는 “ 남편은 30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이번 기회를 통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저는 여기까지 오는데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한 것 같다. 후회 없는 이혼을 하고 싶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전했습니다.
오은영 선생님은 남편에 대해,
" 남편분은 수동적인 분이다. 그리고 회피라는 방어 기제를 쓴다. 그리고 자기중심적이다. 그래서 위기에 처하거나 갈등이 생기면 더더더 강하게 이 회피라는 방어기제를 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아이가 장애 진단을 받았으면 너무나 괴로운 상황이다. 그러면 이때 남편은 더 수동적으로 변한다.
아이 특성을 공부하는 것도 적극성이 필요한 일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이어야 되는데 남편은 지극히 수동적이기 때문에 본인이 이해되지 않으면 더 수동적이고 회피하게 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오은영 선생님은
“ 물론 이러면 안 된다. 어떤 어려움과 방어기제가 있더라도 아이들은 부모가 함께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설명하는 것일 뿐 행동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오은영 선생님은
" 남편의 문제는 자신의 회피를 인정하고 솔직하게 사과하면 되는데, 이 회피를 숨기고 아닌 거라고 우기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내는 복장이 터지고 울화통이 터지는 것이다"라고 지적하셨습니다.
10. 오은영 선생님은
“ 쉽게 조금만 노력하시면 바뀔 수 있다고 말은 못 하겠다.
그러나 수동적이고 회피적인 분이 여기 나왔다는 건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지켜보시면 어떨까 싶다.
근데 만약 회전문처럼 그 자리로 계속 돌아온다. 너무 힘들어서 죽는 게 났겠다 싶으면 졸혼, 이혼을 신중히 고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현실적인 조언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는
“네 식구가 모여서 진지하게 정말 진심을 담아서 이야기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며 가족들 간의 대화를 힐링 리포트로 제안했습니다.
남편이 진실로 깨달았고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면 아내에게 그 30년 세월 동안의 잘못에 대한 진정한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30년 넘게 자신의 회피적, 수동적, 자기중심적 성향을 고수해 온 남편이 결혼지옥 한번 나왔다고 바뀔 수 있을지는 저도 물음표가 생깁니다.
아내도 아마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결혼지옥에 나왔고, 오은영 선생님도 이렇게 해도 안된다면 이혼을 고려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씀하셨으니,
남은 아내의 인생도 소중하니 아내가 신중하고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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